출입국 표시하는 여권 스탬프… 이제는 옛일?

출입국을 표시하기 위해 여권에 도장을 찍는 관행이 점점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사라지고 있다.

Two passports spread open, showing numerous stamps on the pages inside.

The passport stamp can be a reminder of your overseas trips. Source: Getty / ak_phuong

Key Points
  • 호주는 디지털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여권 스탬프를 중단한 많은 국가 중 하나다.
  • 유럽연합(EU) 회원국들도 곧 여권 도장 발급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예정이다.
  • 여행 전문가들은 실물 여권이 언젠가는 쓸모 없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단지 종이 위에 찍힌 잉크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많은 성인에게는 여권 스탬프와 날짜가 적힌 글씨, 때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세부 정보나 기호 등이 해외 여행의 기억을 특별히 상기시켜 주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 나라의 출입국을 표시하는 수동 스탬프 찍기는 곧 과거의 기억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유럽 연합 국가들, 스탬프 찍기 중단 예정

대부분의 유럽연합 국가들 올해 말부터 여권 스탬프 찍는 과정을 폐지할 준비 중이다.

이번 조치로 인해 EU 국가들은 보다 효율적으로 공항 이동을 할 수 있도록 해 이미 디지털 스탬프를 도입한 다른 국가들과 보조를 맞추게 될 예정이다.
A hand holing a stamp about to place a stamp in a passport.
Computer systems have been keeping track of passenger movements for decades but rubber stamps had remained as a physical mark that a person had made it through immigration in a country. Source: Getty / gchutka
호주, 이스라엘, 아르헨티나는 출입국 목적으로 문서를 표시하는 150년 이상의 오래된 방식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국가 중 하나다.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다른 국가에서는 입국 시에만 도장을 찍고 출국할 때는 도장을 찍지 않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훌륭한 추억을 남기는 스탬프, 하지만 디지털화로 빨라진 처리 과정

호주는 2012년부터 여권 스탬프 발급을 중단했다.

전자 비자를 발급하고 디지털 형식으로 저장된 세부 정보를 통해 국내외 승객들의 이동을 추적한다.

스마트게이트(SmartGates) 장치를 사용해 전자 칩이 포함된 전자 여권을 통해 개인의 신원을 확인하는 자동화된 셀프 서비스 출입국 관리 시스템이 공항에 마련되어 있다.

호주 국경수비대 웹사이트에는 "우리는 더 이상 호주 여권에 도장을 찍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행 증거가 필요한 경우에는 국경수비대에 요청할 수 있습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플라이트 센터 여행 그룹(Flight Center Travel Group)의 제임스 카바나 CEO는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출입국의 증거로 여권에 실제 도장을 찍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점점 더 많은 국가에서 자동화된 국경 통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wo Cambodian border police officers  examine passports of people leaving.
Passports can be not only a record of travel but a reminder of the memories made while travelling. Source: Getty / Jerry Redfern
"공항의 보안 조치가 강화되고 일부 공항의 대기열이 매우 길어짐에 따라 e-게이트는 여행자들의 경험을 개선해 준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유럽연합의 새로운 여권 시스템

EES(출입국 Entry/Exit System)는 2024년 말경 대부분의 유럽 연합(EU) 회원국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29개 EU 회원국 중 25개국과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스위스가 EES에 가입했다. 키프로스와 아일랜드는 계속해서 여권에 수동으로 스탬프를 찍을 예정이다.

EU에 따르면, 국경 통제 절차의 자동화는 여행자들의 처리 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 이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EU 웹사이트에는 "위조 신분증이나 여권을 사용하는 여행자를 더 쉽게 탐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EES는 테러 범죄나 기타 심각한 범죄를 예방, 탐지 및 조사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여권 심사의 디지털화 증가

싱가포르는 2019년 여권 스탬프 발급을 중단했고 지난해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창이 공항을 거쳐갈 때 여권 없이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 중 하나인 창이 공항에서의 대기 시간과 혼잡을 줄이려는 이 계획은 공항의 여러 구역에서 사람들을 식별하는 대신 생체 인식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

카바나 대표는 더 많은 국가들이 싱가포르의 선례를 따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실물 여권의 필요성이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디지털화가 발전하고 종이 여권과 수동 처리가 과거의 일이 되면서 더 빠르고 원활한 여행 방법이 곧 실현될 것입니다.

"머지않아 우리 모두가 휴대폰이나 장치에 디지털 여권을 가지고 다니거나 한 단계 더 나아가 생체 인식이 훨씬 정교해지면 여권이 전혀 필요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생체 인식은 사람을 식별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생물학적 측정 또는 얼굴 측정이나 지문과 같은 신체적 특징이다.

연방 정부의 2023년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호주 지역사회 태도 조사에 따르면 호주인들은 특정 상황에서 개인 데이터의 사용에 대해 우려하는 경향이 있지만 호주인 3명 중 2명은 공항에서 여권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생체 인식 정보를 사용하는 데 편안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세계 각국의 여권 스탬프

대부분의 여권 스탬프는 직사각형이나 타원형 기호 안에 날짜와 국가명 또는 공항 이름이 찍혀 있지만 일부 스탬프는 좀 더 특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왕실이 있는 많은 국가에는 왕관 모티브가 있으며, 많은 여권 스탬프에는 기차나 비행기 등 현지에 도착한 교통 수단의 개요가 포함되어 있다.

네덜란드 카리브해 섬을 방문한 사람들은 여권에 야자수나 플라밍고로 장식되어 있을 수 있고, 모리셔스를 다녀온 사람들은 여권 페이지에 도도새가 찍혀 있으며 는 해파리 모양으로 남아 있다.

세이셸 여권 스탬프의 둥근 모양은 코코 드 메르 너트(coco de mer nu) 모양으로 다른 스탬프보다 눈에 띄는 형태다.
최근 몇 년 동안 페루의 마추픽추, 독일의 체크포인트 찰리( 등 전 세계의 수많은 유명 랜드마크에서는 관광객에게 여권에 기념으로 스탬프를 찍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호주를 포함한 많은 국가들은 그러한 비공식적인 스탬프 수집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Tourists at Checkpoint Charlie having their passports stamped.
Souvenir passport stamps given at places such as Checkpoint Charlie which was a crossing point from West Berlin to East Berlin during the Cold War, could prove problematic for passport holders in some countries. Source: Getty / picture alliance
호주 여권 사무국에서는 "사소한 손상이나 변경일지라도 여권이 무효화되고 여행이 중단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해당 웹사이트에는 "변경되거나 누락된 페이지, 찢김 또는 절단, 표시, 얼룩 또는 변색, 기념용 스탬프, 필기 표시 또는 선"이 없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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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27 May 2024 7:03pm
By Aleisha Orr
Presented by Sophia Hong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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